요즘 서준범 감독님('광고감독의 발암일기' 웹툰)이나 돌고래 유괴단 분들이 만드신 재밌는 영상 광고 찾아보는 게 취미다. 광고를 보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혼자 낄낄 웃고 있다. 그렇게 영상 광고들을 보던 중 내 개그코드 저격해서 영상 보는 내내 웃게 만든 롯데백화점 이벤트 홍보 영상, '국민체조 왕중왕전'을 분석해보려 한다. 아래는 '국민체조 왕중왕전' 링크이다.
www.youtube.com/watch?v=8euIwtN2eoY
<기본 정보>
2019년 8월 23일에 공개된 '국민체조 왕중왕전'은 롯데백화점 40주년 기념 이벤트, "평생 나랑 건강하자" 홍보 영상이다. 클라이언트는 '롯데' 기업이고, 영상 작업은 '돌고래 유괴단'이 맡았다. 그 중에서도 이민섭 감독님께서 감독 및 연출을 담당하셨다. 레트로 느낌이 나는 영상이다. (그래서 카드뉴스도 레트로 다꾸 너낌으로,,)
<국민 체조를 하나의 스포츠 경기로 설정1>
영상에서 챙겨봐야 할 포인트는 '국민 체조'를 하나의 스포츠 경기로 설정했다는 점이다. 실제 스포츠 경기처럼 예선전과 결승전 각각의 게임 규칙을 설정하고 라이벌 구조까지 만들어놨다. (영상에서 유현준님이 대회 내내 정채연님만 바라보고 있음.)
*국민 체조 중 노젓기 운동 구간에서 페이스 잃으면 뱃멀미로 어지럼증 호소한다는 설정은 내 웃음벨이었다.
<국민 체조를 하나의 스포츠 경기로 설정2>
게임 규칙뿐만 아니라 해설 위원과 감독 등 스포츠 경기에 나오는 모든 요소들을 끌고 왔다. 감독의 클레임으로 비디오 판독을 해 선수의 부정 행위를 적발하는 장면도 있고, 그 부정행위로 레드카드를 받는 장면도 있다. 그리고 국민체조를 못외워서 기권하는 선수를 인터뷰하는 장면까지 스포츠 경기 요소들은 전부 놓친 것 없이 끌고 온 것 같다.
*옆구리 운동 하다가 대놓고 멀리 있는 사람을 치고 가는 부정 행위였는데 감독만 보고 클레임 건 것도 웃기고, 비디오 판독 보면서 웅성거리는 관람객들 설정도 너무 웃겼다..
(돌고래 유괴단은 특정 상황을 설정하고 그 상황을 보는 관람객들 같은 주변 사람을 적절히 잘 활용하는 것 같다. 그랑사가의 '연극의 왕'도 연극 관람하는 사람들 리액션이 중간중간 들어가있다. 이 또한 내 웃음벨..)
<스포츠 밈 활용1>
스포츠 경기 요소들을 다 가져왔다고 했는데, 그 뿐만이 아니다. 스포츠 관련 밈까지 다 가져왔다. 먼저, 표창일 선수의 '모래반지 빵야빵야'가 있다. 실격 당한 선수가 항의하는 장면에서 이를 패러디 했는데, 이걸 또 비디오 판독을 하는 점이 재밌는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한다. "머리 만지지 말란 말야" 등 다수의 선택지를 주고, '모래반지 빵야빵야'를 답으로 비디오 판독을 마쳤다. 특히 배우분 표정이 이 장면을 엄청나게 돋보이게 해주신 것 같다. 콧구멍이랑 눈이랑 눈썹 조화가 굉장히 절묘했다.. 대단하신 분..
<스포츠 밈 활용2>
두 번째 스포츠 밈으로, 허구연 해설 위원의 특유 사투리 말투와 돔드립이 있다. 이 부분에서는 자막이 킬링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결론은 돔구장으로 가는 허구연 해설 위원이 결국은 국민체조 전용 돔구장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며 돔드립을 활용했다. 옆에 계신 해설 위원 분들 표정도 킬링포인트다.
*부기드럼님 깨알 출연도 좋았다. 국민 체조 왕중왕전의 분위기를 최고로 고조시켜주셨다.
<기존 스토리라인 비틀어 표현>
다음으로 기존에 많이 활용되는 스토리라인을 비틀어서 재밌게 표현한 부분도 영상을 감상하는 데 있어 재밌는 포인트다. 주인공이 쓰러졌을 때 거의 모든 영상에서 부모님 혹은 소중한 사람의 회상씬이 나온다. 이 영상 광고에서는 기존 회상씬을 가져왔지만 원래 회상씬과는 다르게 그 회상 장면이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보이는 설정이다. (그래서 라이벌인 유현준 선수는 쓰러지고 경기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 도망간다. 이런 상황에서 정채연 선수의 "엄마도 참~"이란 대사는 또 내 웃음벨이다.)
<광고 키포인트 최후에 등장1>
이렇게 넘쳐나는 개그 요소들 사이에서 영상이 실제로 말하고픈 내용은 뭘까? 그 내용은 바로 정채연 선수의 '어머니와의 약속'이다. 영상 초반에는 '어머니와의 약속'이 있다는 사실만 언급할 뿐, 그 약속 내용이 뭔지 그 누구도 말해주지 않는다. 그러다가 영상 후반부 회상 장면에서부터 어머니와의 약속이 뭔지 반복해서 보여준다. 바로, 롯데백화점 40주년 기념 이벤트, "평생 나랑 건강하자"가 어머니와의 약속이다.
<광고 키포인트는 최후에 등장2>
이처럼 영상 앞 부분에서는 홍보하려는 이벤트에 대해 구체적이고 직관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개그 요소들을 넣어가며 시청자가 계속 영상을 보도록 흥미를 유도한다.(선수 인터뷰에서 로세 로고가 보이거나 해설 위원이 롯데 로고 뱃지를 달고 있는 장면 같이 간접적으로만 보여줌.) 하지만 이후 영상 광고에서 실제로 말하고픈 걸 짧고 굵게 언급한다. 그래서 직관적이고 구체적으로 이벤트를 홍보한 건 영상의 1/5도 안 된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이 광고에 대한 거부감 없이 그냥 즐겁게 영상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 본론을 짧고 굵게 말하는 광고는 한 번만 봐도 기존 본론만 말하는 광고보다 더 오래 더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는 15초나 30초의 TV 광고가 아닌 점이 너무 좋다. 영상 길이가 길어서 재밌는 아이디어를 맘껏 뽐내실 수 있었던 것 같다. (근데 15초나 30초 TV 광고도 중독성 있어서 계속 기억에 남게 만드시는 분들이라..그냥 아이디어가 넘쳐나는 대단한 분들인 것 같다. 영상 광고 길이가 짧든 길든 skip 버튼 무시하게 만드는 분덜,,)
서준범 감독님 영상이랑 돌고래 유괴단 분들 영상 광고들을 보면서 느낀 게 있다. 각 감독님들별로 자주 사용하는 영상 효과나 아이디어가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국민 체조 왕중왕전'을 맡으신 이민섭 감독님은 영상 마지막에 동그라미가 주인공을 한 번 잡은 뒤 '딸깍'하는 효과음과 함께 사라지고, 클라이언트 기업 로고가 나오는 효과를 많이 사용하신다. 그리고 광고 속에 특정 상황과 게임 같은 형식을 정해두신다. '국민 체조 왕중왕전'에서 게임 규칙을 상세하게 정한 것 뿐만 아니라 스노우 필터를 광고하는 '귀신 이동 면허'에서도 면허시험의 단계를 구체적으로 정해두셨다. 이런 특정 상황과 룰을 설정해두는 아이디어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추가로, 키보드를 의인화한 '나의 키보드'도 아이디어가 미쳤다.*/
그리고 신우석 감독님은 주인공을....많이 하늘로 보내시는 것 같다.......주로 곰에게 잡아먹혀서,,,,,뜬금없어서 완전 내 스타일 개그다..(안정환님, 최현석님 나오는 캐논 광고)
추가로, '광고감독의 발암일기'를 연재하시는 서준범 감독님은 주로 감동 스토리인 것 같지만 반전으로 개그인 영상 스토리를 정말 잘 만드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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